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프랑스 요리는 다양한 지역별 특색과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전 세계 미식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특히 소고기를 활용한 요리는 프랑스 요리의 정수라 할 수 있으며, 지역마다 독특한 특징과 매력을 자랑한다. 프랑스 현지에서 인기 많은 대표 소고기 요리 6가지를 소개한다.
Daube 도브
남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의 대표적인 고기 요리로, 태양과 허브, 그리고 와인의 향기가 가득 담겨 있다. 도브는 보통 소고기나 양고기를 진한 와인과 월계수 잎, 정향, 계피, 타임, 후추 같은 향신료, 그리고 다양한 채소와 함께 낮은 불에서 몇 시간 동안 천천히 끓인다. 특이한 점은 고기와 재료를 층층이 쌓아 조리하며, 수분의 증발을 막기 위해 밀가루 반죽으로 뚜껑을 밀봉한 특수 도기 그릇에서 조리한다는 것이다. 완성된 도브는 화이트 와인과 버섯을 더한 육수로 만든 소스를 곁들이기도 하며, 종종 넓적한 마카로니와 함께 낸다. 이는 단순한 가정식이 아니라, 프로방스의 냄새가 나는 느릿한 한 끼다.
Steak-frites 스테이크-프라이
프랑스인들에게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사랑받는 소고기 요리를 꼽으라면, 단연 스테이크-프라이다. 말 그대로 스테이크와 감자튀김의 조합이지만, 그 단순함 안에는 프랑스와 벨기에의 일상 식문화가 녹아 있다. 일반적으로 꽃등심(rib eye)이나 등심, 티본 등 다양한 부위의 스테이크가 쓰이며,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감자튀김이 함께 곁들여진다. 여기에 베아르네즈(Béarnaise)나 홀랜다이즈(Hollandaise) 같은 클래식한 소스를 더하면, 이 요리는 어느 비스트로의 간판 메뉴로도 손색이 없다.
Beef bourguignon 비프 부르기뇽
프랑스의 중심, 부르고뉴 지방에서 태어난 이 요리는 와인과 고기, 허브와 채소가 오랜 시간 어우러지며 완성된 하나의 풍경이다. 질긴 소고기 부위를 진한 레드 부르고뉴 와인에 담가 오랜 시간 조리하면, 고기는 입 안에서 녹듯 풀어지고, 양파와 당근, 감자, 마늘, 버섯 등과 어우러진 육즙은 깊은 맛의 향연을 펼친다. 일부 셰프들은 여기에 말린 오렌지 껍질을 곁들이기도 하는데, 이는 소스에 한층 은은한 감귤 향을 남긴다. 냉장고에서 하루쯤 숙성시킨 뒤 재가열해 먹으면, 그 풍미는 더 깊어진다. 이 요리는 단순한 스튜가 아니라, 시간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Entrecôte 립 스테이크
프랑스와 유럽에서 인기 있는 부위로, Entrecôte는 갈비뼈 사이 부위(등심)의 소고기 스테이크의 일종이다. 앙트르코트(Entrecôte)라는 단어는 갈비뼈 사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 부위는 지방과 육즙의 균형이 좋다. 부위가 얇기 때문에 그릴이나 팬(센 불)에서 빠르게 조리하기에 좋지만 너무 익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두껍게 썬 이 부위는 센 불에 재빠르게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유지된다. 별다른 소스 없이 굽는 것만으로도 진한 풍미가 살아나며, 스테이크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특히 사랑받는다.
Steak au poivre 페퍼 스테이크
으깬 후추를 두른 두툼한 스테이크 위로, 진한 크림 페퍼 소스가 흘러내린다. 페퍼 스테이크는 그 자체로 강렬하다. 후추의 자극과 고기의 부드러움, 그리고 조리된 팬에 크림, 버터, 브랜디를 더해 만든 소스의 깊은 풍미가 어우러져 19세기 파리 밤의 관능을 떠오르게 한다. 일부 기록에 따르면, 이 요리는 노르망디 지역의 남성들이 여성과 함께 늦은 저녁을 먹을 때 애용하던 요리로, 후추가 ‘최음제’로 여겨졌다는 흥미로운 배경도 있다. 수 많은 셰프가 이 요리의 발명을 주장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셰프는 1930년 샹젤리제 Albert Restaurant 의 주인인 Émile Lerch로 그는 이 요리를 처음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Châteaubriand 샤토브리앙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샤토브리앙은 소고기 부위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소고기 안심의 두꺼운 부위를 굽거나 구울 때 사용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이 스테이크는 원래 1822년 Montmireil 라는 요리사가 프랑스의 작가이자 외교관, 정치가인 Francois René Vicomte de Chateaubriand을 위해 준비했다. 프랑스에서 샤토브리앙은 항상 소스와 함께 제공되며, 대부분 전통적인 레드 와인 소스나 베아르네즈(Béarnaise) 소스를 사용한다. 스테이크는 보통 구운 갖 감자나 작은 샤토(chateau) 감자와 함께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