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며 길가의 풍경이 푸릇해지는 시기가 되면 스트라스부르의 공원과 그 부근은 어느새 연녹색 나뭇잎들이 빼곡해져 아늑한 그늘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 때쯤 도시 외곽의 숲 속길을 산책하다보면 콧 속을 야릇하게 자극하는 마늘 향이 풍겨온다.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보면 어느새 명이나물(산마늘)이 숲 속 가득 자라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때문에 매년 3월 말~4월이 되면 이 일대에 초록색 물결에 몸을 뭍고 산마늘 캐기에 열중인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산마늘(명이나물)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잘 먹지 않았던 산마늘이 오늘날 장아찌로 만들어 구운 고기와 함께 먹는 방식으로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명이'나 '명이나물'로 불리우지만 정확한 명칭은 '산마늘'이다. 이 식물은 울릉도에서 겨울이 끝나면 눈이 녹으면서 산에 자생해 생명을 이어간다는 이야기에서 '명이(茗荑)'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자체의 맛이나 향은 강하지 않지만, 씹는 느낌이 아삭아삭하고 신선한 맛이 특징이다. 특히 장아찌로 만든 산마늘은 기름진 돼지고기와 잘 어울린다. 산마늘이 '명이나물'이란 이름으로 유명해진 이유는 울릉도의 식당에서 내는 것을 여행객들이 경험하고 소문을 내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유럽에서도 산마늘을 요리해서 먹는다. 프랑스에서는 산마늘을 'Ail des ours(곰 마늘)'라고 부르며, 샐러드나 파스타 등에 사용하고,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나 페스토(Pesto) 등에 재료로 사용한다. 인근 독일에서도 산마늘을 다양한 요리에 사용하는데, 주로 샐러드나 수프의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스트라스부르 부근에서 만나는 산마늘은 한국의 것하고 생김새는 조금 다르다. 한국 산마늘의 입 모양은 살짝 둥근 대신, 유럽의 것은 조금 길쭉한 형태이다.
인근 채취 지역 찾기
푸르탈레스 공원(Parc de Pourtalès)
: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인근에는 산마늘이 자랄 수 있는 적당한 환경이 많다. 그 가운데 도시 중심지에서 가깝게 찾기 쉬운 푸르탈레스 공원(Parc de Pourtalès)이 산마늘 채취하기에 좋은 장소 중 하나이다. 이곳은 산림지대와 주거지역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지역으로, 산마늘이 자연적으로 자라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브뤼슈 계곡(Vallée de la Bruche)
: 스트라스부르에서 북쪽으로 약 20km 떨어진 브뤼슈 계곡(Vallée de la Bruche)은 산마늘이 자라기 좋은 지역이다. 이곳은 계곡을 따라 산책하며 산마늘을 찾는 즐거움이 있다.
비셴베르그(Bischenberg)의 숲
: 스트라스부르에서 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비셴베르그 산맥의 기슭에 위치한 이 숲에서는 산마늘을 비롯한 다양한 산채소들을 찾을 수 있다.
리쉬샤임(Lichtsheim) 숲
: 스트라스부르에서 동쪽으로 약 15km 떨어진 리쉬샤임(Lichtsheim) 숲은 넓은 지역에 산마늘이 자라는 지역이다. 숲 안쪽으로 들어가면 숲 속에서 산마늘을 찾아 채취할 수 있다.
주의 또 주의 사항
독초 구분
: 산마늘을 채취할 때에는 조심해야 한다. 산마늘과 유사한 식물 중에는 독성이 있는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식물을 채취할 때에는 반드시 정확한 구별과 안전한 채취법이 필요하다.
아래 사진의 가장 왼쪽이 산마늘(명이나물)이다. 오른쪽 끝에 있는 풀은 뮤게(Muguet)라는 풀로 독성이 있어서 먹으면 사망할수 있다. 비슷하게 생겼으니 주의해서 따야한다. 냄새를 맡아서 마늘 향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잎모양이 비슷하기 때문에 꼭 뮤게(Muguet)와 구분을 잘 하여 채취해야 한다.
법규 준수 및 남획 자제
: 산마늘은 자연에서 자라는 것이므로 과도한 채취는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양만 채취하고 그 이상은 채취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특히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공원 인근과 숲 속은 자연보호 지역이기 때문에 일부 구역에서는 채취가 금지되어 있다. 따라서, 산마늘을 채취할 때에는 반드시 해당 지역의 규정을 확인하고 적극적인 보호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산마늘은 쑥쑥 잘 자랄 것같이 생겼지만, 의외로 먹을 만한 크기로 자랄 때까지 4~5년이 걸리는 귀한 식물이다. 농장에서도 씨앗을 뿌리고 2~3년, 어린 묘종을 본 밭으로 옮겨서 다시 2~3년 정도가 지나야 먹을 만한 크기가 된다. 울릉도에서 자란 것을 한국 내에서는 원조로 치나, 자생하는 산마늘만으로는 공급이 부족해서 중국에서 대부분을 수입하기 때문에 웬만한 한국 식당에서 나오는 명이나물은 대부분 중국산이라고 보면 된다.
세척
: 산마늘을 채취한 후에는 깨끗한 물로 충분히 세척해야 한다. 흙, 먼지, 벌레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꼼꼼하게 세척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제대로 손질하지 않으면 위장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채취 지역 확인
: 채취할 때에는 깨끗한 환경에서 채취해야 한다. 산마늘이 자라는 지역이 오염되어 있거나, 산적이나 고속도로 부근 등 차량이나 인간의 활동이 많은 지역에서는 당연히 채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산마늘(명이나물) 장아찌 레시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