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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

무알콜 와인, 혁신인가 타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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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알콜 와인, 위기의 와인 산업에 새로운 길을 열까?

프랑스의 와인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일부 와인 생산자들이 '무알콜 와인'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과연 무알콜 와인은 전통적인 와인 문화 속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와인 소비 감소 속에서 떠오르는 대안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지난 60년 동안 프랑스 내 와인 소비량은 무려 70%나 줄었다. 기후 변화, 소비 방식의 변화, 그리고 타 주류와의 경쟁 심화로 인해 와인 산업은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일부 생산자들은 무알콜 와인이 와인 산업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보르도(Bordeaux) 역시 이러한 변화에서 예외가 아니다.

 

 

 

무알콜 와인, 혁신인가 타협인가

보르도 와인의 판매가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알콜 와인은 와인 산업이 직면한 위기 속에서 중요한 해결책으로 떠올랐다. 2024년 프랑스 정부가 지롱드(Gironde) 지역에서 8,000헥타르의 포도밭을 폐기하는 데 보조금을 지급한 것도 와인 산업의 변화를 상징하는 조치다. 초기에는 기존의 관습을 깨는 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가운데 몽타뉴-생테밀리옹(Montagne-Saint-Émilion)에 위치한 샤토 클로 드 부아르(Château Clos de Boüard)의 와인 생산자인 코랄리 드 부아르(Coralie de Boüard)는 이 무알콜 와인 분야의 선구자 중 한 명이다.

 

샤토 클로 드 부아르(Château Clos de Boüard)의 코랄리 드 부아르(Coralie de Boüard)와 무알콜 와인

 

 

 

무알콜 와인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무알콜 와인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와인을 양조한 후 탈알코올화 과정을 거친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역삼투법을 이용한 필터링과 저온에서 진공 증류하는 방식이 있다. 프랑스 최대 와인 생산업체인 레 그랑 셰 드 프랑스(Les Grands Chais de France)도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증류 기법 자체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와인을 증류 방식으로 무알콜화하는 기법은 20세기 초 독일에서 개발되었다.

 

 


탈알코올화된 와인의 맛과 보존 문제

알코올은 자연 방부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를 제거한 와인은 보존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장기 보관을 위해 방부제를 추가해야 하며, 탈알코올화 과정에서 손실된 향과 질감을 보완하기 위해 설탕, 포도즙, 혹은 포도즙 농축액을 첨가하기도 한다. 때문에 탈알코올화된 와인은 또 다른 형태의 와인으로 보는 시각이 주류이다. 로마 시대의 와인도 오늘날과 완전히 달랐듯이, 와인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변해 왔다. 탈알코올화는 와인 업계의 진화 과정이며, 더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포용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리슬링(Riesling)과 같은 향이 강한 품종이나 스파클링 와인이 탈알코올화 과정에서 기존 와인과 유사한 감각을 유지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알자스 와인 최초의 무알콜 와인 Ribo

 

 

 

법적 정의와 시장의 반응

프랑스의 1987년 법에 따르면, 와인은 "신선한 포도를 발효하여 얻어진 제품"이어야 하며, 국제포도및와인기구(OIV)는 최소 알코올 도수를 8.5도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적 기준 때문에 탈알코올화된 와인은 기존의 '와인' 정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범주로 규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일부 국가들은 탈알코올화된 와인을 '와인'으로 부르는 것에 반대하고 있으며, "탈알코올화 와인"과 "무알코올 와인"이라는 명칭도 논란이 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공동농업정책(PAC) 개정안에 따르면, 알코올 함량이 0.5도 미만인 경우 "무알코올"로 표기할 수 있다. 현재 OIV와 프랑스 원산지명칭관리원(INAO)은 이에 대한 규제 틀을 마련 중이다.

 

 

 

 

무알콜 와인, 미래의 시장이 될까?

지난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무알콜 와인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현재 와인 생산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다. 무알코올 맥주가 큰 성공을 거둔 만큼, 무알코올 와인도 중요한 상업적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제품은 기존 소비자가 아닌, 건강을 중시하거나 종교적인 이유로 술을 마시지 않는 새로운 고객층을 공략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프랑스 와인 시장에서 무알콜 와인은 초기 단계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독일의 무알콜 와인 업체 콜로네 눌은 현재 24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다섯 번째로 큰 고객이자 두 번째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유명 무알콜 발포 와인 « Les Surprises de Rochefo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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