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겨울이 되면 스트라스부르의 도시 전체가 크리스마스를 위해 존재하는 것 처럼 아름답게 변모한다. 그리고 이 화려한 겨울 도시의 도처에서 우리는 'Capital de Noel(크리스마스의 수도)'라는 홍보 문구를 볼 수 있다. 사실, 스트라스부르는 역사적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스트라스부르를 '크리스마스의 수도'라고 별칭하게 된 것일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 문화는 독일 드레스덴의 '슈트리젤마르크트(Striezelmarkt)'로 알려져 있다. 이 마켓은 1434년에 처음 열렸다고 전해지는데, 이름은 당시 마켓에서 판매되던 전통 케이크 ‘슈트리첼(Strüzel)’에서 유래했다. 중세 시대부터 시작된 이 마켓은 오늘날까지도 계속 운영되고 있다, 독일의 크리스마스 전통과 문화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한편, 오스트리아가 독일의 드레스덴보다 더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 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빈(Vienne)에서는 1298년에 알브레히트 1세(Albert I)가 시민들에게 특별히 "12월 시장(Dezembermarkt)"을 열도록 허가를 내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마켓은 드레스덴의 슈트리젤마르크트(Striezelmarkt)보다 약 130여 년 앞서 개최된 것으로, 이를 근거로 오스트리아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마켓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시장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 중세 유럽에서는 12월 시장이 꼭 크리스마스를 중심으로 한 시장이라기보다는 겨울철의 생필품을 거래하고 성탄절을 준비하기 위한 물건을 살 수 있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알브레히트 1세의 허가로 열린 이 시장이 점차 발전하면서 크리스마스 마켓의 형태로 자리 잡게 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는 타이틀은 두 도시 사이에서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전통적으로 독일의 드레스덴이 크리스마스 마켓의 시초로 더 많이 인정받고 있다.
크리스마스의 수도
그렇다면 스트라스부르가 다른 역사적인 곳 대신 '크리스마스의 수도'라는 별명을 갖게된 이유는 무엇을까? 스트라스부르가 ‘크리스마스의 수도(Capitale de Noël)’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도시가 오랜 크리스마스 전통과 독특한 축제 분위기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비록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은 독일 드레스덴의 '슈트리젤마르크트(Striezelmarkt)'라고 알려져 있지만,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마켓인 'Christkindelsmärik(알자스 방언, 크리스마스 마켓)'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마켓 중 하나로 1570년에 시작됐다. 당시 알자스 지역은 독일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전통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고, 이후에도 이 문화가 계속해서 이어져 왔다.
스트라스부르는 매년 1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도시 전역이 크리스마스 조명과 장식으로 꾸며지면서 방문객들에게 독특한 겨울 경험을 선사한다. 300개 이상의 목재 부스가 도심에 설치되고, 크리스마스 장식품, 알자스 특산물, 와인, 전통 음식들이 가득하다. 특히 대성당 광장과 'Carré d'Or' 지역은 화려한 조명과 다양한 문화 공연으로 도시 전체가 마치 한 편의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단순한 상업적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의 예술과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축제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예술 전시, 공연, 워크숍 등이 열리며, 지역 장인들과 예술가들이 만든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스트라스부르가 크리스마스 전통을 보존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는 점에서 ‘크리스마스의 수도’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다.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역사적 깊이와 문화적 풍요로움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단순히 오래된 마켓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이 특별한 경험을 즐기기 위해 도시를 찾고, ‘크리스마스의 수도’라는 타이틀이 잘 어울리는 곳이 되었고, 오늘날 이 별명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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