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는 한국과 다르게 경찰을 표현하는 말이 두가지가 있다. gendarmerie(경찰, 헌병대)와 police municipale(지방 경찰)이 그것이다. 사실 이 둘은 하는 역할이 전혀 다른 국가 조직인데, 한국에는 이와 같은 경찰체계가 없어서 흔히 둘 다 '경찰'로 번역되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방경찰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서 그와 똑같은 제도로 이해하는데, 뜯어보면 사실 조금 다르다.
프랑스의 치안 체계는 이 두 조직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한다. 헌병대는 국방부 소속으로 주로 시 외곽이나 국경 지역을 관할하며, 준군사적 역할을 수행한다. 국가 차원의 안보나 테러 사건에 대응하며 군사 훈련을 받은 만큼 강력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지방 경찰은 지방자치단체 소속으로 도시 내 치안을 담당하며, 경미한 사건이나 교통 단속 등 지역사회 중심의 임무에 주력한다. 무기 소지가 제한된 대신, 시민 안전과 질서 유지에 집중한다.
구분 | 경찰, 헌병대 gendarmerie |
경찰, 지방경찰 municipale (police municipale) |
소속 | 국방부 소속 (일부는 내무부와 협력) | 지방자치단체 소속 |
설립 시기 | 14세기 (1337년 설립, 이후 1791년 체계화) | 1987년 전국적으로 체계화 시작 |
활동 지역 | 주로 시 외곽, 농촌 및 국경지역 | 도시 지역과 시내에서 활동 |
주요 임무 | 국가 차원의 치안 유지, 테러 방지, 국경 및 군사적 사건 대응 | 교통 단속, 불법 주정차, 경미한 범죄 대응 |
주요 역할 | 군사 훈련을 받아 군사적 대응 가능 | 비무장형 경찰, 일상적 질서 유지에 초점 |
무기 소지 | 소총, 권총 등 다양한 무기 소지 가능 | 제한된 무기 소지 (주로 가벼운 무기) |
군사적 성격 | 군대와 협력 가능, 준군사적 성격 | 비군사적 성격, 지역 사회 중심의 활동 |
대표 예시 | 대규모 테러 사건, 국가 안보 관련 사안 | 도시 내 소음 문제, 가벼운 교통법규 위반 |
니스 테러(2016년) 사례
사례를 통해서 보면 이 두 단체의 활동 범위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니스 테러는 2016년 7월 14일 프랑스의 국경일에 발생한 트럭 테러 사건이다. 니스의 해변가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즐기고 있을 때, 테러리스트가 트럭을 몰아 군중 속으로 돌진해 86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사건에서 경찰 헌병대(gendarmerie)와 지방 경찰(police municipale)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응했다.
경찰 헌병대(Gendarmerie)는 국가 차원에서 테러를 신속하게 대응하고, 군사적 지원을 동원해 테러리스트를 제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건 직후 대테러 부대가 현장에 투입되었으며, 수사를 통해 배후 조직을 추적했다. 지방 경찰(police municipale) 니스 시내에서 활동하는 경찰로 초기 사건 현장에서 군중을 보호하고 주변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경찰로서 직접적인 무력 사용보다는 시민들의 대피를 돕고, 교통을 통제하며 추가 혼란을 방지하는 데 집중했다. 이 사건은 프랑스의 경찰 체계가 어떻게 나뉘어 서로의 역할을 보완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프랑스를 여행하는 한국 관광객은 이런 차이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경찰 헌병대(Gendarmerie)는 주로 국가 차원의 안보를 담당하고 도시 외곽, 국경에서 활동한다. 위급 상황이나 대규모 사건이 발생하면 헌병대를 찾는 것이 좋다. 도시 내 일상 치안은 지방 경찰이 담당하므로, 분실물 신고나 교통 관련 민원은 가까운 지방 경찰(police municipale)를 방문하는 식으로 두 단체는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니, 상황에 맞게 적절한 경찰 기관을 찾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