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picurism 식도락

릴레(Lillet), 보르도에서 탄생한 세계적인 아페리티프

반응형

릴레는 프랑스 보르도에서 시작된 1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전통적인 식전주다.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다양한 칵테일의 기본 재료로 사용된다.

 

 

 

 

 


식전주로 널리 알려진 릴레(Lillet)는 프랑스 보르도 인근 포덴삭(Podensac)에서 처음 만들어 졌다. 이 '가향와인'은 유럽연합 법률에 따라 아로마 와인(베르무트)으로 분류되며, 85%의 와인, 15%의 과일 리큐어와 신초나(Cinchona)로 만든다. 과일 리큐어는 '달콤한 오렌지(모로코, 스페인)'와 '쓴 오렌지(아이티, 페루)'와 같은 과일 껍질을 알코올에 몇 주 동안 숙성시켜 얻는다. 전통적으로 오크통에서 숙성되며, 숙성 과정에서 릴레는 보르도 와인처럼 취급(정제, 거치, 여과 등의 과정)된다.

 

 


3가지 타입의 릴레

 

  • 릴레 블랑(Lillet blanc) : 황금색. 설탕에 절인 오렌지, 꿀, 소나무 수지, 이국적인 과일의 향. 입안에서 풍성하고 풍부한 맛. 오랜 향이 특징.
  • 릴레 로제(Lillet rosé) : 선명한 핑크색. 코끝에 붉은 과일, 오렌지 꽃, 자몽의 가벼운 노트, 입안에서 신선하고 활기차고 과일 향, 균형 잡힌 구조, 약간의 산미가 특징.
  • 릴레 루즈(Lillet rouge) : 루비색. 코에는 매우 잘 익은 검은 과일의 향, 미각에서는 신선한 오렌지, 잘 익은 붉은 과일, 바닐라 및 매우 미세한 향신료의 강력한 향과 견고한 구조감, 부드러운 타닌과 잘 익은 과일의 여운이 풀 바디가 특징.

 

 


릴레의 역사

 

설립과 초기 역사

리큐어 및 와인 판매업체였던 '릴레 형제(Lillet Frères)'는 1872년 지롱드(Gironde)의 포덴삭(Podensac) 마을에서 폴 릴레(Paul Lillet)와 레이몽 릴레(Raymond Lillet) 형제에 의해 설립되었다. 이들은 와인 제조와 증류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종류의 아페리티프를 만들기로 결정했고, 최초의 릴레 블랑이 1887년에 만들어졌다. 보르도 와인을 이국적인 식물이나 과일과 결합하는 아이디어는 루이 16세 때 브라질로 떠났다가 보르도로 돌아와 신초나를 주원료로 리큐어와 토닉을 생산하던 의사 페르 케르만(Père Kermann)에게서 나왔다. 당시 보르도는 주요 와인 무역 중심지이자 서인도 제도로 향하는 프랑스의 주요 항구 중 하나였다. 릴레는 보르도 지역의 와인과 시트러스 리큐르, 그리고 퀴니나를 혼합하여 탄생한 음료로 초기에는 '퀴니나 릴레(Kina Lillet)'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음료에 포함된 퀴니나 성분을 강조한 이름이었다.

 


성장과 세계적인 인기

20세기 초, 릴레는 프랑스와 유럽 대도시들에서 인지도를 높혀갔다. 특히, 1차 대전 이후 '광란의 20년대(Années folles)' 빠르게 확산되었다. 1946년 뉴욕의 상인 미셸 드레퓌스(Michel Dreyfus)가 릴레를 미국에 소개했다. 1950년대에 미국 시장은 릴레를 뉴욕의 '트렌디한' 음료로 채택했다. 1960년대에는 언론과 라디오를 통한 광고 캠페인 덕분에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에 1962년 피에르 릴레(Pierre Lillet)는 미국을 위해 특별히 레드 릴레(Lillet rouge)를 개발했다. 1950년 릴레의 열렬한 팬이었던 윈저(Windsor) 공작 부인은 파리의 고급 호텔에 릴레를 소개하며 상류 사회에 릴레를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릴레는 미국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Côte d'Azur로 확장 이주했다.


변화와 현대화

1985년 릴레 가문은 회사를 Bruno Borie에게 매각했다. 그리고 같은 해 릴레는 브랜드를 현대화하기 위해 '릴레 블랑(Lillet Blanc)'과 '릴레 루즈(Lillet Rouge)'라는 새로운 버전을 출시했다. 이는 기존의 '키나 릴레'에서 퀴닌 성분을 줄이고, 현대적인 맛을 더한 것이다. 

그리고 다시 2008년에 세계적인 프랑스의 주류 회사 '리카르드(Ricard, 페르노리카 그룹의 자회사)'에 매각되었다. 이후 릴레의 유통량은 꾸준히 성장하며, 2015년 300만 병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시대에 소설 '양들의 침묵(1988)'에서 한니발 렉터가 "오렌지 한 조각과 얼음을 넣은 릴레"을 마시는 장면이 묘사된다.

 

 

오늘날의 릴레

오늘날 릴레는 전 세계의 바텐더들과 음료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릴레는 다양한 칵테일의 베이스로 사용되며, 특히 '릴레 마티니'와 같은 클래식 칵테일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릴레는 그 오랜 역사와 독특한 맛으로 인해 프랑스 아페리티프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도 릴레는 그 독특한 제조법과 품질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계속해서 새로운 팬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릴레의 특징

 

독특한 아페리티프 : 릴레는 전통적인 프랑스 아페리티프로, 식전에 마시는 술로 설계되었다. 이는 다른 술들과 비교해 음식의 맛을 돋우고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릴레는 과일향과 허브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식전주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한다.

특별한 레시피 : 릴레는 와인에 감귤류 과일과 다양한 허브, 그리고 키나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퀴닌(quinine)을 첨가하여 만든다. 이로 인해 릴레는 단순한 와인이 아닌 복합적인 풍미를 지닌 아페리티프가 된다. 특히 퀴닌은 릴레의 쌉쌀한 맛을 더해주어 독특한 맛을 만들어낸다.

장기 숙성 : 릴레는 오크통에서 숙성 과정을 거쳐 풍미가 더욱 깊다. 이는 신선한 와인과 과일, 허브의 조화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부드럽고 복합적인 맛을 형성하게 한다.

다양한 칵테일 베이스 : 릴레는 다양한 칵테일의 베이스로 사용된다. 이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음료이지만, 다른 재료들과 섞였을 때도 독특하고 맛있는 음료를 만들어낸다. 특히, 릴레 블랑은 '베스퍼 마티니(Vesper Martini)' 같은 유명 칵테일의 핵심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즐겁게 마시는 방법


릴레는 주로 식전주로 많이 찾는다. 냉장고에 보관하고 6~8°C에서 차갑게 마셔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데, 프랑스인들은 주로 오렌지, 레몬 또는 라임 조각을 얼음 위에 얹어 마신다. 미국에서는 칵테일 재료로 많이 알려져 있고 높이 평가된다. 대표적인 예가 '릴레 모히또(Lillet mojito : 화이트 릴레 1잔, 스피어민트 잎 3가지, 사탕수수 설탕, 레몬 또는 라임 주스)'이다. 전문 바텐더들 사이에서는 '20세기(20th Century)' 또는 '올드 에토니안(Old Etonian)'과 같은 다른 칵테일의 재료로도 유명하다.

 

 

 


영화 '007 카지노 로얄과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제임스 본드는 '베스퍼(Vesper )'라고 부르는 칵테일인 '키나 릴렛 마티니(Kina Lillet Martini)'를 주문하는데, 이 칵테일은 영화의 원작 소설인 '카지노 로얄(1953)'에서 작가가 쓴 레시피를 바탕으로 마지막 쉼표까지 그대로 따라 만든 칵테일이다. 제임스 본드는 바텐더에게 고든스 진 3샷, 보드카 1샷 그리고 키나 릴레 1/2 비율을 주문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