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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1518년 스트라스부르 춤추는 역병 사건, 그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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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8년 스트라스부르 사건: 춤추는 역병, 그 미스터리

1518년 여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Strasbourg)에서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한 여성이 거리에서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했고, 이내 50명에서 4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그녀의 춤에 동참했다. 이 기이한 춤은 몇 시간, 며칠, 심지어 몇 주 동안 이어졌으며, 역사상 가장 유명한 "춤추는 역병(Dancing Plague)"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Ann Ronan의 Dancing people

 

 

 

춤추는 역병이란?

14세기부터 17세기까지 유럽 곳곳에서는 사람들이 자제력을 잃고 춤을 멈출 수 없는 상태에 빠지는 ‘춤추는 역병(Choreomania)’이 발생했다. 이 용어는 그리스어 '코로스(choros, 춤)'와 '마니아(mania, 광기)'에서 유래했으며, 당대 의사이자 철학자인 파라켈수스(Paracelsus)가 이를 "춤추는 역병"이라 불렀다. 춤추는 사람들은 광란에 빠진 듯 했고, 이를 목격한 이들은 때로 춤이 신성한 저주로 인한 것이라고 믿었다.

 

Hendrik Hondius의 '전염병에 걸린 세 사람'

 

이 시기의 기록에 따르면 춤을 추던 사람들은 나체로 거리에서 행진하거나 동물처럼 행동했고, 빨간색을 보면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했다. 이들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 축복과 구원을 간청했으며, 춤으로 인해 탈진, 열사병, 심장마비 등으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었다.

 

 

 

1518 스트라스부르 사건의 배경

1518년 사건은 특히 세부 기록이 잘 남아 있어 춤추는 역병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사건의 시작은 한 여성, 프라우 트로페아(Frau Troffea)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인물이 거리에서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였다. 그녀의 춤은 멈출 줄 몰랐고, 점차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이 그녀의 춤에 휘말렸다.

 

Bettmann의 Dancing Mania

 

당시 스트라스부르 당국은 이 춤을 병으로 간주했으며, 춤을 멈추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들이 춤으로 저주를 풀어야 한다고 믿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전문 음악가와 무용수를 고용하고, 무대까지 설치하여 춤을 이어가게 했다. 그러나 이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고, 춤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미스터리한 원인

춤추는 역병의 원인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다양한 이론이 제시되었다.

 

  • 의학적 원인: 곡물에 핀 맥각(ergot) 중독, 간질, 또는 티푸스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었지만, 어느 것도 모든 증상을 설명하지 못한다.
  • 사회적 스트레스: 역사학자 존 월러(John Waller)는 이 사건이 중세 유럽의 사회적 스트레스와 연관이 깊다고 주장했다. 당시 스트라스부르 지역은 가뭄과 흉작, 높은 곡물 가격, 그리고 질병의 창궐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스트레스와 미신적 신념이 결합되어 집단 심리적 현상을 촉발했을 가능성이 크다.
  • 종교적 신념: 특히 스트라스부르 사람들은 성 비투스(St. Vitus)의 저주를 두려워했는데, 그가 춤추는 저주를 내린다고 믿었다. 이러한 믿음은 사람들을 더 쉽게 집단적 트랜스 상태로 몰아넣었을 수 있다.

 

Dance of Death at Saint Paul's

 

 

 

춤추는 역병이 주는 교훈

존 월러는 춤추는 역병이 단순히 미스터리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적, 사회적 상태가 어떻게 환경적, 사회적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통해 "정신적 질병의 증상은 고정적이지 않고,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춤추는 역병은 초자연적 믿음과 극도의 스트레스가 어떻게 집단적 광기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로 여겨진다. 특히 오늘날 심리학 분야에서 인간의 심리와 사회적 행동에 대한 중요한 통찰의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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