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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프랑스의 주현절(l'Épiphanie)과 갈레뜨(galette des ro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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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들의 디저트, 프랑스 주현절의 달콤한 풍경

1월이 시작되면 프랑스의 거리 곳곳에서 은은한 버터 향이 사람들을 유혹한다. 바로 '갈레트 데 루아(Galette des rois)' 때문이다. 이 달콤한 디저트는 단순히 맛있는 파이에 그치지 않고, 프랑스의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특별한 의미를 품고 있다. 주현절(Épiphanie), 즉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를 찾아온 날을 기념하며, 프랑스에서는 매년 1월 6일 이 갈레트를 나누는 풍습이 이어져 왔다.

 

 

주현절, 프랑스의 특별한 하루

주현절(l’Épiphanie)는 '주님이 나타나신 날'이라는 뜻으로, 아기 예수를 찾아온 동방박사들의 이야기를 기념하는 기독교 축일이다. 프랑스에서는 전통적으로 1월 6일에 주현절을 축하하지만, 갈레트 데 루아는 1월 내내 즐길 수 있어 겨울철의 독특한 풍미를 더한다.

 

아기 예수와 동방박사

 

 

갈레트 데 루아(Galette des rois)

'갈레트(Galette)'는 얇고 납작한 원형의 빵을 뜻하며,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특히 '갈레트 데 루아(Galette des rois)'는 "왕들의 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디저트의 주요 속재료는 '프랑지파네(Frangipane)'라 불리는 아몬드 크림으로, 버터와 달걀, 설탕으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낸다.

 

 

 

갈레트의 둥근 형태는 중세시대부터 태양을 상징한다고 여겨졌는데, 이는 1월이 동지를 지나 낮이 점점 길어지는 시기와 맞물린다. 태양을 형상화한 갈레트를 나누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전통은 자연 숭배와 기독교적 상징이 결합된 흥미로운 문화적 흔적이다.

 

 

왕을 뽑는 재미, '갈레트 게임'

갈레트 데 루아는 단순히 먹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빵 안에 숨겨진 '페브(Fève)'를 찾는 놀이가 가장 큰 재미다. 이 놀이 방법은

  1. 갈레트를 먹기 전, 가장 어린 사람이 탁자 밑에 숨는다.
  2. 갈레트를 인원수만큼 조각낸 뒤, 어린아이가 각 조각의 주인을 정한다.
  3. 각자 할당된 조각을 맛보다가, 페브를 발견한 사람은 '오늘의 왕(roi d’un jour)'이 되어 제공된 **종이 왕관(couronne)**을 쓴다.

왕이 된 사람은 소원을 말할 수 있는 특권을 얻으며, 축제는 더욱 화기애애하게 이어진다.

 

 

 

페브의 역사와 수집 문화

'페브(Fève)'는 원래 프랑스어로 강낭콩을 뜻하지만, 오늘날에는 작고 다양한 모양의 도자기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초기에는 단순한 강낭콩이었으나, 현재는 디즈니 캐릭터, 카톨릭 성인, 혹은 팝컬처 아이콘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이 무궁무진하다. 프랑스에서는 한정판 페브를 모으는 '페브 수집가'들도 있어, 중고시장에서도 거래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엘리제궁의 특별한 갈레트

흥미롭게도, 프랑스 대통령이 거주하는 '엘리제궁(Palais de l'Élysée)'에서 제공되는 갈레트 데 루아에는 페브가 없다. 이유는 공화국의 상징인 엘리제궁에 '왕'의 상징물이 있을 수 없다는 혁명 정신 때문이다. 이는 프랑스의 갈레트 문화가 단순한 전통이 아닌, 나라의 역사와 철학을 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즐기는 1월의 디저트

1월 한 달 동안 빵집에서 갓 구운 갈레트 데 루아의 풍미를 느끼며, 프랑스 전통을 맛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페브를 찾아 왕이 될 행운을 기대하며,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갈레트를 음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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