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수영장, 스트라스부르 시립 목욕탕(Bains municipaux)

스트라스부르는 전세계 여러 다른 도시들 부럽지 않을만큼 공공수영장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그 가운데 이곳은 안가본 사람은 모르지만, 한 번 가본 사람은 계속 찾게 된다는 시민들의 일상 속 명소이다. 특히, 이곳은 한 겨울에 가면 따뜻한 야외 수영장을 즐기기에 더욱 좋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영장 중 하나

아치형 천장, 스테인드글라스, 대리석, 세라믹 타일... 스트라스부르 시립 목욕탕은 건축의 진수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 도시의 유산을 대표하는 걸작이다. 2021년 11월 8일,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마치고 대중에게 다시 문을 연 이 목욕탕은 20세기 초, 프랑스와 독일의 역사가 교차하던 시대로의 여행을 선사한다.

독일적 색채와 위생운동의 만남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스트라스부르는 독일 영토(1871-1918)에 속해 있었다. 당시 독일 황제 빌헬름 2세(Guillaume II)는 스트라스부르를 알자스-로렌(Reichsland d’Alsace-Moselle)의 수도이자 독일의 힘을 상징하는 도시로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자신의 동포들을 위한 새로운 거주지로 신도시 '노이슈타트(Neustadt)'를 건설하며, 새로운 주민들과 기존 주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웅장한 건축물들을 지었다.

이 시기에는 19세기 '위생운동(hygiénisme)'이 여전히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이 운동은 전염병 확산을 막고 모든 계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불량 주택 철거, 하수도 및 쓰레기 처리 시스템 도입, 의료진 교육 강화, 백신 접종과 같은 조치를 시행했다.

바로 이 맥락에서 시립 목욕탕이 탄생했다. 이곳은 처음부터 스트라스부르 주민과 노이슈타트 주민 중 욕실이 없는 서민층과 수치료(hydrotherapy)를 즐기려는 상류층이 한 공간에서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설계되었다.

건축 예술의 총체적 걸작

이 프로젝트는 독일 건축가 프리츠 베블로(Fritz Beblo)에게 맡겨졌으며, 그는 1908년에 오늘날 역사적 기념물로 등재된 이 아름다운 궁전을 완성했다. 이 건물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 위에 세워졌으며, 다양한 건축 양식을 참고한 독창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고전, 바로크, 신르네상스 스타일이 어우러진 원형 홀, 조각상, 그리고 열주(colonnades)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두 개의 수영장을 중심으로 배치된 목재 탈의실은 당시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복원 작업을 통해 탈의실은 원래 색상으로 다시 칠해졌으며, 복원된 영국산 세라믹 타일과 대리석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방문객은 개인 물품을 보관한 뒤 얕은 깊이(1.90m)가 약간 당황스러울 수 있는 대형 수영장으로 들어서는데, 유겐트슈틸(Jugendstil, 독일 아르누보) 스타일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부드러운 빛이 공간을 감싸며 평온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웰빙 공간으로의 재탄생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된 오랜 복원 작업은 원래의 유산을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편의를 더했다. 특히 물 소비량 절감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배수된 물이 그대로 하수도로 흘러갔으나, 이제는 거의 폐쇄회로 형태로 물을 정화하고 재사용해 방문객 1인당 소비량을 800리터에서 100리터로 줄였다. 또한 단열 공사를 통해 에너지 비용을 40% 절감했다.

새로운 시설 중 가장 큰 변화는 헬스장, 스파, 사우나, 하맘(hammam, 터키식), 심지어 요리 공간까지 포함한 대규모 건강 및 웰빙 공간의 조성이다. 1층에는 음악과 함께 감각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샤워 시설과 미네랄 마시며 재충전할 수 있는 소금 동굴이 마련되어 있다. 추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을 위해 '눈 샤워'라는 독특한 체험도 준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