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로 소세지는 부어스트 Wurst 라고 한다. 독일의 소세지들은 조리되는 방식도 다양해서 날로 먹는 소세지, 물에 데쳐 먹는 소세지, 기름이나 오븐, 그릴 등에 구워 먹는 소세지 등등 무궁무진하다. 보통은 돼지고기와 그 부산물로 소세지를 만들지만, 소고기나 양고기, 혹은 말이나 조류를 이용해 만든 소세지도 있다. 독일 소세지를 제조 방식에 따라 분류하면 아래와 같이 크게 구분할 수 있다.
- Rohwurst : 생고기로 만든 소세지. 종류 : Mett- und Teewurst, Ahle Wurst, Chorizo, Landjäger
- Brühwurst : 끓는 물에 삶은 소세지. 종류 : Frankfurter, Wiener, Mortadella, Lyoner, Weißwurst
- Kochwurst : 익힌 내용물을 채운 소세지. 종류 : Kalbsleberwurst, Rotwurst, Grützwurst, Presskopf
브라트부어스트 Bratwurst
대표적인 독일 소세지 브라트부어스트(Bratwurst), 독일의 남녀노소 모두가 가장 무난하게 즐기는 독일의 가장 대중적인 소세지로 사실 소세지의 이름 Brat 은 잘게 다진 고기를 의미하는 독일어 고어인 "Brät" 에서 유래했다. 1313년 그릴 소시지 생산으로 유명하던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처음으로 기록되었으며, 곱게 다진 소고기 혹은 돼지고기로 소시지를 만들어 구운 음식이 브라트부어스트(Bratwurst)다. 보통 그릴에 구워 독일의 겨자 Senf 를 곁들여 빵 사이에 끼워 먹기도 하고, 맥주에 재워 수프처럼 요리해서 먹는다고 한다. 독일 여행을 하다보면, 조그만 빵 사이에 긴 소세지를 끼워서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소세지가 브라트부어스트(Bratwurst)이다.
브라트부어스트(Bratwurst) 종류만 50가지가 넘는다고 하는데, 각 지역마다 크기, 식감, 향신료 등에 차이가 존재한다. 독일 내에서도 이 브라트부어스트(Bratwurst)가 유명한 두 지역을 고르자면 튀링엔 지방의 튀링어 브랏부어스트(Thüringer Rostbratwurst)와 바이에른 주 뉘른베르크의 뉘른베르크 브라트부어스트(Nűrnberger Bratwűrste)를 꼽을 수 있다.
뉘른베르크 브라트부어스트 Nűrnberger Bratwűrste
뉘른베르크 브라트부어스트(Nűrnberger Bratwűrste)는 브라트부어스트에 비해 작은 크기가 특징으로, 덩어리고 씹힐 정도로 간 돼지고기, 손가락 길이 정도의 비교적 짧은 길이, 후추가 많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보통 감자, 슈크루트(choucroute) 와 함께 곁들여 먹는 경우가 많으며, 겨자 Senf 혹은 Meerrettich 라고 불리우는 톡 쏘는 매운 고추냉이와 함께 먹는다. 3개의 뉘른베르거 브랏부어스트 Nürnberger Rostbratwurst 를 끼워 머스타드 소스를 발라 Drei im Weckla 라는 이름으로 길거리에서 스낵으로 팔기도 한다. 독일의 맥도날드에서는 뉘른베르크 브라트부어스트를 버거 안에 넣은 ‘Nűrnburger’를 판매한다고 한다.
블루트부어스트 Blutwurst
생긴 모양이 우리나라의 피순대와도 비슷한 블루트부어스트(Blutwurst)는 독일어로 피(Blut)와 소시지(Wurst)가 합쳐진 단어로, 돼지의 피를 요리해 말린 후 보리 등의 부재료와 함께 섞어 만든 소시지다. 피순대와 비슷한 식감과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며, 베를린에는 레버부어스트와 블루트부어스트를 섞어 감자와 함께 곁들여 먹는 Tote Oma라는 이름의 음식이 있다고 한다. 블루트부어스트(Blutwurst)는 차갑게도 먹을 수도 있고 따뜻하게도 먹을 수 있다.
레버부어스트 Leberwurst
레버부어스트(Leberwurst)는 Leber(간)이라는 의미로 간소시지의 의미로 돼지의 간뿐만 아니라 송아지, 거위, 칠면조 등 다양한 동물들의 간으로 만든 소시지이다. 레버부어스트(Leberwurst)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송아지 고기로 만든 레버부어스트는 ‘Kalbsleberwurst’, 돼지고기로 만든 레버부어스트는 ‘Braunschweiger’라고 한다. 돼지고기로 만든 레버스트는 빵에 잼처럼 발라 먹는 것이 일반적인데, 독일에서는 빵 한 조각에 레버부어스트를 발라 머스타드 소스 또는 피클과 함께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란트예거 Landjäger
육포와 비슷한 식감의 란트예거(Landjäger)는 독일 남부에서 처음 만들어진 소시지로, 돼지고기, 소고기, 라드(돼지비계를 정제해 하얗게 굳힌 것)을 섞어 반 건조하여 만든 소시지다. 독일인들이 스낵으로 즐겨먹는 이 음식은 소고기, 돼지고기, 지방, 설탕 및 향신료 등을 넣어 만든 소세지를 말린 것이다. 보존성이 좋아서 상온에 보관 가능하며, 냉장보관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 때문에 군사 음식으로도 쓰였다. 하이킹 같은 야외활동을 할 때 간단한 간식으로 현지에서 인기가 좋다. 그대로 먹거나 혹은 끓인 후 감자와 함께 먹기도 한다.
겔브부어스트 Gelbwurst
그림으로 보면 마치 치즈처럼 생긴 겔브부어스트(Gelbwurst)는 번역하자면 '노란 소세지'이다. 바이에른 지역의 전통 소시지로 1905년 만들어졌으며, 돼지고기와 송아지고기, 생강, 넛맥 등을 섞어 만든다. 빵 조각 위에 얇게 썰어 곁들여 먹는 것이 특징이며, 산화가 빨리 진행되어 유통기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구입 후 개봉했다면 변질되기 쉬우니 빠른 시일내에 먹어야 한다.
바이스부어스트 Weißwurst
바이에른 주 뮌헨의 대표적인 소세지인 바이스 바이스부어스트(Weißwurst)는 이름 그대로 흰색에 가까운 옅은 색이 특징인 소세지이다. 일반적으로 간 송아지고기와 돼지 등살 베이컨으로 만들고 파슬리와 레몬, 양파, 생강, 카디몬 등을 넣어 향을 낸다. 바이스부어스트는 이른 아침에 만들어 아침과 점심 사이에 간식으로 먹었으며, 소시지에 어떤 방부제도 들어있지 않고 훈제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오전 중으로 먹지 않으면 금방 상해 먹을 수 없어서 ‘아침 소시지’라고도 불렸다. 보통 물에 10~15분정도 삶아서 껍질을 벗겨 먹는다. 뮌헨의 세계적인 맥주 축제인 옥토버 페스트에서 쉽게 만나보실 수 있는 소세지 메뉴로, 달콤함이 감도는 바이에른 머스타드 소스(Bayerischer Süßer Senf)나 브레첼(Bretzels), 바이스비어(밀맥주)와 함께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크부어스트 Bockwurst
보크부어스트(Bockwurst)는 가장 기본적인, 전 세계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독일의 소시지로, 독일의 전통 보크부어스트(Bockwurst)는 간 송아지고기와 돼지고기로 만들어 소금, 백후추, 파프리카로 향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독일에서는 보통 훈제되어 판매되는 경우가 많으며, 가정집에서는 물에 끓일 경우에는 고기를 담고 있는 겉 껍질이 터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쪄서 먹는 방식이 정석이다. 현지에서는 Bockbier 라고 하는 알콜 도수가 높은 맥주와 함께 먹는다.
브레겐부어스트 Bregenwurst
브레겐부어스트(Bregenwurst)의 ‘Bregen’은 독일어로 가축의 머리를 뜻한다. 전통적인 브레겐부어스트는 돼지고기, 돼지 옆구리 살, 돼지나 소의 뇌를 섞어 만들지만 현재는 광우병에 대한 우려로 뇌는 섞지 않는다고 한다. 생고기로 먹거나 채소를 넣고 끓여 스튜처럼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크낵부어스트 Knackwurst
크낵부어스트(Knackwurst)는 독일 홀슈타인 지역에서 유래된 소시지로, 짧고 통통하며 속이 가득 찬 것이 특징이다. 간 송아지 고기와 간 돼지고기, 마늘과 함께 케이싱 되어 2~5일가량 숙성을 거친 후 오크나무에 훈제하여 만든다. 크낵부어스트(Knackwurst)는 요리를 할 때 소시지가 통통하게 부풀어 오르고, 씹었을 때에는 육즙이 탁 터지는 독특한 식감이 특징이다. 이 소세지의 이름 '크낙'은 소시지 껍질이 치아 아래에서 터질 때 나는 소리를 뜻하는 독일어 동사 크나켄에서 유래한 것이다.
사실, 이 크낙(Knack) 소세지는 브레첼과 함께 독일과 알자스 지방에서 같은 이름으로 각자 자랑하는 특산물 중 하나이다. 알자스에서는 16세기부터 기록에 남아있는 알자스 지방의 요리 특산품으로, 소고기와 돼지고기에 전통적으로 향신료와 소금으로 맛을 내고 천연 양고기에 채워 넣어 만든다. 밤나무로 살짝 훈연하여 고기에 분홍색, 갈색 또는 진한 오렌지색을 띠게 하는 것이 알자스 지역의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