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생트(Absinthe)
압생트(Absinthe)는 유럽에서 유래한 알코올 음료로, 주 성분으로는 아니스, 엽록소, 그리고 다른 허브류 원료 등이 사용된다. 주로 녹색색을 띠며, 맛과 향이 깊고 쌉쌀한 것이 특징이다. 압생트는 19세기 말에 프랑스에서 인기를 얻었으며, 예술가들과 지식인들 사이에서 유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압생트가 포함된 술은 그 당시에는 메스카레 또는 다른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압생트가 금지되었다. 이는 엽록소가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압생트는 전통적으로 희석된 물과 함께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며, 압생트 병에 담겨있는 스푼을 사용하여 설탕을 먼저 얹은 후 물로 희석하여 마시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다.
압생트의 전설과 일화들
압생트(Absinthe)는 그 독특한 향과 색상, 그리고 강한 알코올 함량으로 유명한 술 중 하나다. 이러한 압생트는 역사적으로도 다양한 일화들로 유명하며, 그 중 일부를 아래에 소개한다.
'녹색의 여신' 아르투르 림보(Arthur Rimbaud)와 폴 베르베르(Paul Verlaine)의 이야기
압생트는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특히 인기있는 술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당시 압생트를 즐기는 예술가나 작가들 중에는 아르투르 림보와 폴 베르베르처럼 유명한 인물들도 있었다. 이들은 종종 함께 압생트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고, 이들 간의 관계는 정신적인 갈등과 열정적인 로맨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압생트를 사랑한 고흐(Gogh)
바닷가 마을인 아를(Arles)에서 생활하던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압생트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화가 중 한 명이다. 그는 1888년부터 1889년까지 프랑스 남동부에 위치한 주라산맥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 압생트를 마시며 그림을 그렸다. 그는 그림에서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주 그렸는데, 그것은 당시 유럽에서 압생트가 매우 인기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고흐는 압생트를 마시면서 창의력을 발휘하고 작품을 창조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는 압생트를 지나치게 마시면서 정신적인 문제를 겪기도 했다.
'녹색 요정'과 관련된 전설
압생트는 녹색 색상 때문에 '녹색 요정'과 관련된 전설로 유명하다. 이에 따르면, 압생트를 마시면 술취한 상태에서 녹색의 요정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설은 매우 유명하며, 압생트의 비범한 효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야기 중 하나다.
압생트 금지
압생트는 과거에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이 술은 대량 생산으로 인한 품질의 저하와 함께 위험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 당시 압생트에 사용된 페니그린(Fenugreek)과 아니스 등의 성분으로 인해 알코올 중독 증세를 유발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19세기 후반 프랑스 정부는 압생트를 금지했다. 그러나 압생트는 그 특유의 매력과 향, 색상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고, 다시금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현재의 압생트는 과거와는 달리 안전하고 품질 좋은 성분으로 제조되어 있다.
쥐라(Jura)와 압생트(Absinthe)
프랑스 지역인 주라(Jura)와 압생트(Absinthe)에는 깊은 역사적 연관성이 있다. 주라 지역은 19세기 프랑스에서 압생트가 유행하던 시기에 압생트 생산지로 유명했다. 압생트는 원료로 쓰이는 쑥이나 세이지와 같은 약초가 주라 지역의 토양과 기후에 잘 어울려 생산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압생트는 주라 지방의 특산물 중 하나로, 이 지방의 생산자들은 압생트의 원래 레시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주라 지역에서는 압생트 생산 과정에서 쓰이는 플럭스(주정처리) 기술이 개발되어 압생트 생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기술은 주라 지역의 다른 술 생산에도 적용되어 많은 술 생산자들이 현재까지 이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20세기 초에는 압생트가 포도주와 함께 프랑스 정부의 조세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금지되었다. 금지 이후에는 압생트 생산이 줄어들었지만, 21세기에 들어서는 다시 생산이 재개되어 주라 지역은 이전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압생트는 한 눈에도 알아볼 수 있는 녹색 음료이기 이전에 기다란 줄기에 노란 꽃이 피는 식물이다. 압생트의 자연 서식지가 궁금하다면 퐁타를리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작은 마을, 그랑주 나르보즈(Granges-Narboz)의 '압생트 농장(Ferme de l’absinthe)'을 방문해보길 권한다. 압생트 농장은 2001년 문을 열었을 당시, 우유 생산으로 출발했었다. 하지만 이내 곧, 악명 높은 맛으로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한 세기가 다 돼가도록 관심을 받지 못한 압생트를 최신 트렌드에 맞게 재배해 보기로 마음 먹는다. 해당 낙농가를 가보면 그곳의 운영방식과 오래도록 전해져 내려오는 압생트 생산 노하우의 비밀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압생트 증류소
압생트는 수확 된 뒤 증류소의 증류기 속으로 들어간다. 사진 속에 보이는 커다란 구릿빛 양조통 속에서 압생트는 본연의 향을 내뿜으며 변신한다. 증류 과정은 균형 잡힌 풍미를 가진 압생트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퐁타를리에의 '기 증류소(Distillerie Guy)'는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관람객에게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1890년에 설립되어, 4세대에 걸쳐 한 가족으로부터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퐁타를리에에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마지막 남은 증류소다. 그래서 '기 증류소'를 방문하면 100년도 넘은 증류기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오늘날에는 점점 더 많은 신예가 오래된 증류소에 정착해 새로운 압생트를 생산하며 애호가들의 만족도를 충족시키곤 한다. 한 예로, 부르주아 증류소(Distillerie Bourgeois)를 들 수 있다. 부르주아 증류소의 문을 연 안소피(Anne-Sophie)와 아르노(Arnaud)는 퐁타를리에 옆 작은 마을 아르송(Arçon)에서 재료를 수확해 유기농 압생트를 제조한다.
기 증류소 Distillerie Guy (외부 링크)
부르주아 증류소 Distillerie Bourgeois (외부 링크)
압생트 박물관
쥐라의 퐁타를리에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 모티에(Môtiers)에 위치한 '메종 드 랍생트(La Maison de l’Absinthe)'에서는 압생트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다. 포스터부터 시작해, 기구, 압생트 디스펜서, 그리고 당시의 다양한 물건들까지, 압생트가 성행했을 때 이 많은 전시품이 어떻게 쓰였었는지 엿볼 수 있을 것이다. 19세기 초에 매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술이지만, 환각 증상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1915년 제조 금지령이 떨어지기도 했었다. 2011년이 돼서야 비로소 재생산 허가를 받았다. 게다가 퐁타를리에의 압생트는 2019년 8월, 유럽 위원회(European Commission)로부터 특정지역의 원산지 표기 라벨인 IG(Indication Géographique)라벨을 받기도 했다. 압생트의 파란만장한 역사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퐁타를리에의 시립 박물관을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메종 드 랍생트 Maison de l’Absinthe (외부 링크)
퐁타를리에 시립 박물관 Musée municipal de Pontarlier (외부 링크)
압생트의 마을퐁타를리에 맛집
퐁타를리에의 상인과 생산자들은 지역문화유산을 대표하는데 자부심을 느끼며 지역의 보석, 압생트의 가치를 상승시키는데 열과 성을 다한다. 쥐라 산맥에서 재배되는 압생트의 다양한 활용법을 알고 싶다면 퐁타를리에 거리에 늘어선 상점들을 둘러보면 된다. '크레므리 프티트(Crèmerie Petite)'에서는 압생트로 만든, 진하고 부드러우며 아니스 향이 풍기는 치즈를 발견할 수 있다. '압생트 축제(Les Absinthiades)'가 열리는 가을에 '라 샤르미유(La Charmille)' 베이커리를 방문하면 압생트가 첨가돼 입맛을 돋구는 색다른 빵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빵집 '프파드트(Pfaadt)'는 압생트와 초콜릿을 접목해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에라르(Ehrard)'에 들러 압생트맛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