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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ism 여행과 관광

미래를 위한 메시지, 스트라스부르 대성당 타임캡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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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그 주변에 펼쳐진 여러 볼꺼리와 이야기들을 놓치고 지나가곤 한다. 하지만 대성당 주변을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흥미로운 호기심들이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메시지, 스트라스부르 대성당 앞에 묻힌 타임캡슐

스트라스부르 대성당 남쪽 입구와 로한 궁전 사이, 아래에는 과거의 기록이 담겨 있다.  로앙 궁전(Palais de Rohin)과 대성당 사이의 광장을 거닐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 아래를 보기보다는 웅장한 대성당에 매료된다. 하지만 잠시 발 아래를 주시하면, 광장의 너른 돌바닥 속에서 어색하게 튀어나온 청동판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신비로운 청동판은 4m 크기의 한 콘크리트 지하 저장고의 위치를 나타낸다. 

 

 

 

 

이 콘크리트 방공호에는 20세기 후반 문명의 증거와 스트라스부르 시민들이 남긴 수천 개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는 3790년 9월 23일에 열릴 예정인데, 왜 이 날짜일까? 이 날짜의 유래는 한 때 스트라스부르 역사 박물관(Musée Archéologique)에서 'Mutarotnegra'라는 이름의 전시회를 개최한적이 있었다. 이 전시는 3790년에 발굴된 스트라스부르 유적지를 상상하는 과감한 시도였는데, 이 전시의 이름 라틴어의 '스트라스부르' 도시 이름인 'Argentoratum(아르젠토라툼)'을 거꾸로 쓴 것으로 미래에 폐허가 된 스트라스부르의 고고학 탐험를 하는 SF 소설 'Mutarotnegra'의 제목에서 유래했다. 3790년의 날짜는 바로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미래 시대와 같은 시간인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시간과 기억에 매료된 지역 예술가 레이몽 와이델리히(Raymond Waydelich)의 창의적인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1995년에 지역 대표신문인 DNA 등의 후원을 받아 성사되었다. 그는 미래의 고고학자들이 우리 문명을 이해할 수 있도록, 14개의 방수 용기에 다양한 물건들을 담아 땅에 묻었다.

 

 

 


이 안에는 어떤 것들이 담겨 있을까? 타임캡슐을 열어볼 미래의 고고학자는 가장 먼저 14개의 파란색 플라스틱 통이 들어있는 깊은 콘크리트 공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수백 개의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의 메시지, 스트라스부르와 알자스에 대한 자료, 맥주와 와인, 진공 포장 및 방사선 조사를 통해 보존된 지역 음식, 스트라스부르 가수 Roger Siffer의 음반, 세계인권선언문, 전화번호부, 성경, 코란, 토라, 식물 씨앗, 지역 축구팀 Racing Club de Strasbourg에서 기증한 축구공까지 우리 일상 생활과 관련된 수많은 물건들이 들어 있다. 

 

 

 

 

3790년에 이것을 발굴하는 사람들이 누구일지는 알 수 없다. 우리의 후손일 수도 있고, 외계 생명체일 수도 있다. 미래만이 알 수 있는 일이지만, 그 때도 스트라스부 대성당은 지금 이 자리에 굳건히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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