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E

랑그독 루시용(Languedoc Roussillon) 와인 이야기

ARCAS 2024. 7. 15. 07:00

랑그독 루시용 와인의 역사

 

랑그독 루시용의 포도재배 역사는 기원전 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철 무역을 하던 그리스 선원들에 의해 그리스의 예술과 함께 포도나무가 전해졌고, 이후 와인을 즐겼던 로마인들 덕분에 프랑스 중남부에서 포도와 올리브 생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중세에는 와인 수출도 이루어졌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하지만 스페인과 붙어 있는 지리적 환경 탓에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그 중 스페인 국경과 가장 가까운 바뉠스는 17세기 초반까지 스페인령이었고, 최종적으로 1642년 루이 13세 때 프랑스 영토로 편입되었다. 19세기 프랑스 전역의 포도밭을 황폐화시켰던 필록세라 병충해를 피해가지 못했고, 당시 포도를 재배하던 농가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고 포도나무를 뽑은 후 올리브나무를 심어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알리칸트 부셰(Alicante Bouschet)나 아라몽(Aramon)과 같은 생산성이 적고 저급한 포도 품종들이 이 때 사라졌다.

 

 

 

랑그독 루시용 와인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가치와 명성이 수직으로 하락했다.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군인들과 산업혁명의 여파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노동자들에게 공급하는 값싼 저급 와인을 생산하는 본거지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당시 알제리에서 수입한 포도 원액을 섞어서 파는 일은 이 지역에서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

 

 


랑그독 루시용 와인이 안정을 되찾은 것은 20세기 후반부터다. 다양한 세부 와인 산지들이 AOC를 획득하 고, 이곳의 잠재력을 알아차린 생산자들이 아낌없는 투자를 하면서 와인 산업이 발전하게 된 것. 특히 랑그독 루시용의 변화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고급 와인의 대중화와 소비자들의 인식변화, 생산자들의 품질 혁신, 포도 재배에 적합한 랑그독 루시용의 떼루아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랑그독 루시용의 진취적이고 젊은 와인 메이커들은 등급에 연연하지 않고 샤르도네와 메를로, 까베르네 소비뇽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품종을 적극적으로 재배해 품질이 좋으면서 가격까지 저렴한 와인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또한 랑그독 루시용 와인은 프랑스 다른 지역 와인보다 소비자에게 친절하다. 대부분의 프랑스 와인이 포도 품종을 레이블에 표시하 지 않는 반면, 많은 랑그독 루시용 와인은 포도 품종을 레이블에 표시한다. 이런 점은 신대륙 와인과 비슷하다. 이 지역 와인들은 전통적인 스타일이라기보다는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와인이라 할 수 있다.

 

 

 


랑그독 루시용 와인 산지와 떼루아 랑그독 루시용은 '르 미디(Le Midi)'라고도 불린다. 이 말에는 '한낮의 태양이 작열하는 땅'이라는 뜻이 담겨 있 다. 그 만큼 포도를 재배하기 좋은 환경을 지녔다는 의미다. 프랑스 제1의 포도 재배 면적을 지닌 랑그독 루시용은 18곳의 세부 와인 산지로 다시 나뉘고, 이 산지들은 개개의 독특한 떼루아를 지니고 있다. 포도밭은 대개 일조량이 좋고 지중해가 바라보이는 광활한 반원형의 평지에 있다. 특별히 우수한 와인을 만드는 포도밭은 대체로 지대가 높고 기온이 낮은 고원지대나 피레네 산맥과 세벤느 산맥의 높은 구릉을 따라 위치한다. 고도가 높은 곳의 포도밭은 뜨거운 햇살을 식혀 주는 미풍 덕분에 산과 당의 밸런스가 좋은 포도알이 영근다.

 

 

 


랑그독 루시용의 와인 산지는 워낙 광활해서 토양의 특징을 명확하게 단정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해안에서 가까운 곳은 충적토, 내륙으로 들어간 곳은 백악질, 자갈, 석회질로 구성된다. 최고급 포도밭의 경우 론 남부의 샤또네프 뒤 빠쁘(Chateauneuf du Pape)와 같이 굵고 둥근 자갈 들을 볼 수 있다. 또 가리그(Garrigue)라 불리는 낮은 덤불과 야생 허브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와인에서 로즈마리, 라벤더 등 허브의 뉘앙스를 느낄 수 있다.

 

 

 

 

 


랑그독 루시용의 IGP 와인

프랑스 와인을 나누는 대표적인 품질 관리 체계는 AOC(P), 뱅 드 페이(Vin de Pay, IGP), 뱅드 따블(Vin de Table)이다. 이 중에서 AOC는 프랑스 정부 가 인증하는 퀄리티 와인으로, 뱅 드 페이나 뱅 드 프 랑스보다 고급 와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AOC 등급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규제를 지켜야해서 진취적인 와인 생산자들은 개성과 창의성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비판을 해왔다. 실제로 국내 수입되는 대다수 프랑스 와인은 AOC 등급인데, 이 등급을 받으려면 프랑스 정부가 정한 규제 아래 와인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는 포도 품종, 포도나무 관리, 포도 수확, 와인 제조, 레이블까지 와인 생산과 관련한 모든 것이 통제되고 있다.

하지만 IGP는 AOC보다는 규제가 느슨한 편이라와 인메이커의 능력과 취향에 따라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다. IGP 와인은 AOC처럼 프랑스 전역에서 만들어지지만, 이 중 가장 명망 높은 곳이 바로 랑그독 루시용에서 나오는 것들이다. 이들 와인을 과거에는 뱅 드 페이 독(Vin de Pay d'Oc)이라고 불렀다. 일부 와인의 경우 IGP나 뱅 드 프랑스 등급인데도 불구하고 보르도의 그랑 크뤼 와인과 견줄 만한 품질과 가격을 지닌 것들도 있다.

 

 

 

 


랑그독 루시용 포도품종

19세기 후반 필록세라의 재앙이 프랑스 남부를 강타 하기 전만 하더라도 랑그독 루시용은 150여 종 이상의 포도 품종이 자라는 남프랑스 포도나무의 보고였 다. 필록세라가 지나간 이후 상품적으로 가치가 있는 품종만이 살아남았고, 이제는 30여종의 품종들이 주로 재배된다. 과거 전성기를 누렸던 아라몽이나 마카베오는 찾아보기 힘든 품종이 되었다. 반대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샤르도네,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와 같은 국제적인 품종은 생산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레드 품종

카리냥 Carignan

랑그독 루시용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 늦게 익는 만생종으로 남프랑스의 강렬한 햇살에서 최상의 숙성도를 지니며 높은 당도와 진한 색을 띤다. 잘 만들어진 카리냥 단일 품종 와인은 풀 바디하고 묵직한 질감의 강직한 와인이다. 숙성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며 멋지게 숙성된 카리냥은 스파이시하면서 다채로운 풍미, 풍부한 탄닌을 지닌다. 블렌딩 되었을 때 와 인의 구조감과 바디감을 책임진다.

 

생소 Cinsault

프랑스에서 유래된 전통 품종으로 랑그독 루시용 안의 대다수의 지역에서 재배한다. 론과 남프랑스의 몇 몇 지역에서는 로제 와인에 필수적으로 블렌딩하는 품종이다. 레드 와인에 섬세함과 과실 향을 부여하며, 대체로 카리냥, 그르나슈 누아와 블렌딩 한다.

 

그르나슈 누아 Grenache Noir

스페인이 원산지인 품종. 스페인에서는 가르나차(Garnacha)라고 부른다. 보통 까베르네 소비뇽, 생소와 블렌딩 되어서 와인에 알코올과 우아함, 부드러운 질감을 준다. 진한 색과 라즈베리, 블랙 커런트와 같은 사랑스러운 과실향을 와인에 부여하며, 높은 탄닌을 가진 품종들과 주로 블렌딩 한다. 

 

시라 Syrah

로마시대부터 재배된 유서 깊은 품종이자 프랑스의 가장 우수한 레드 와인들을 만들어내는 귀족 품종. 제비꽃, 스파이시, 그린 페퍼, 타르와 같은 강렬한 풍미를 자랑하는 레드 와인을 만들어낸다. 특히 산화에 강한 저항력을 가져 까베르네 소비뇽과 더불어 오래 숙성시키기 좋은 레드 와인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그르나슈, 카리냥과 더불어 랑그독 루시용에서 가장 대 중적인 포도 품종 중 하나다.

 

무르베드르 Mourvèdre

16세기부터 랑그독 루시용에서 재배된 역사적인 품종. 와인에 스파이시한 풍미를 가미한다. 어린 와인에는 진한 색과 흘러넘칠 듯한 탄닌, 풀바디한 질감을 부여한다. 숙성되는데 시간이 필요한 품종으로 그르나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까베르네 프랑 Cabernet Franc

보르도에서 까베르네 소비뇽의 형제 격으로 재배되지만, 랑그독 루시용에서는 블렌딩 용으로 소량만 재배 한다. 까베르네 소비뇽보다 가볍고 섬세한 질감을 부여하는 품종이다. 이곳에서도 주로 까베르네 소비뇽과 블렌딩 되어서 와인에 우아한 풍미를 준다. 

 

메를로 Merlot

세계적으로 많은 곳에서 사랑받는 품종. 1968년까지 랑그독 루시용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품종이었지만 1999년에는 3,400ha 넘는 포도밭에서 메를로를 재배했다. 현재 랑그독 루시용에서 가장 중요한 레드 품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메를로는 주로 서늘한 지역에서 재배되어 섬세하면서도 결이 좋은 레드 와인을 만들어낸다. 오래 숙성시키기보다 어릴 때 빨리 소비되는 대중적인 와인에 주로 이용된다.

 

까베르네 소비뇽 Cabernet Sauvignon

세계적으로 최고의 평가를 받는 레드 품종. 랑그독 루시용에서는 장기 숙성용 고급 레드 와인을 만들 때 주로 이용된다. 최근에는 대중적인 와인에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화이트 품종

샤르도네 Chardonnay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적응력이 뛰어난 화이트 품종. 랑그독 루시용에서는 리무(Limoux)의 스파클링 와인과 대중적인 IGP등급 화이트 와인으로 만들어진다. 이 지역의 강렬한 햇살을 자양분 삼아 높은 알코올을 자랑한다. 완성된 와인에는 레몬, 흰 꽃, 서양 배의 감미로운 향이 올라온다. 드라이하지만 입에서 둥근 질감을 느끼게해 랑그독 루시용의 밸류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그르나슈 블랑 Grenache Blanc

론 지역을 비롯해 남프랑스에서 많이 재배하는 화이트 품종. 알코올이 낮고, 향과 맛 또한 중간 정도여서 블렌딩 와인에 쓰이거나 랑그독 루시용의 유명 감미 와인인 뱅 두 나뚜렐(Vin Doux Naturels)을 만드는 품종이다.

 

픽풀 Picpoul

그르나슈 블랑과 마찬가지로 주로 블렌딩 와인에 쓰이는 품종. 픽풀드 피네(Picpoul de Pinet)라 불리는 마시기 편한 대중적인 드라이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데 쓰인다.

 

마르산느 & 루산느 Marsanne & Roussanne

론에서 전파되어 현재는 랑그독 루시용의 주요 화이트 품종으로 자리매김했다. 두 품종 자체가 서로에게 좋은 파트너로 함께 블렌딩 되어 화사한 향과 바디감을 준다. 마르산느는 루산느보다 화려한 면모가 강하다. 루산느는 섬세한 부케가 인상적인 품종이다.

 

비오니에 Viognier

랑그독 루시용에서 새롭게 재배하기 시작한 떠오르는 스타 품종. 론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섬세하고 향이 좋은 최고급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품종이지만, 랑그독 루시용에서는 저렴하고 대중적인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

 

모작 Mauzac

랑그독 루시용의 세부 와인 산지 블랑케트 드 리무(Blanquette de Limoux)에서만 재배되는 전통 품종. 포도가 빨리 숙성되는 조생종이라 추운 지역에서 재배하기 유리하다. 스파클링 와인에 주로 쓰인다. 신선한 산도와 사과 향이 특징적이다.

 

슈냉 블랑 Chenin Blanc

프랑스 루아르 밸리가 고향인 품종. 랑그독 루시용에 서는 주로 블렌딩 되어 와인에 신선한 산도를 부여한다. 특히 슈냉 블랑은 모작과 더불어 블랑케트 드 리무(Blanquette de Limoux)에서 주로 재배되며 스파클링 와인의 크리스피한 질감과 산미를 부여한다.

 

클래레트 Clairette

랑그독 루시용에서 가장 오랫동안 재배된 화이트 품종. 다채로운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에 쓰인다. 보통 드라이 화이트 와인은 클래레트 뒤 랑그독(Clairette du Languedoc)과 클래레트 드 벨르가르드(Clairette de Bellegarde)라는 이름으로 만든다. 그 외에도 뱅 두 나뚜렐(Vin Doux Naturels)과 리큐르인 베르에도 이용된다. 높은 알코올을 지니고 있지만, 빨리 산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뮈스카 Muscat

루시용의 감미 와인인 뱅 두 나뚜렐(Vin Doux Naturels)을 만드는데 이용되는 품종. 로마시대부터 재배되어 온 유서 깊은 품종이다. 뮈스카는 유전적으로 확연히 다른 여러 계열로 나뉜다. 이 중 뮈스카 블랑 아 프티 그랭(Muscat Blanc à Petits Grains)과 뮈스카 알렉산드리아(Muscat Alexandria)가 랑그독 루시용에서 가장 대중적이다. 둘 중 뮈스카 블랑아 프티 그랭이 조금 더 고급 품종으로 장미, 오렌지 블라섬, 열대과일 향이 특징이다.

 

소비뇽 블랑 Sauvignon Blanc

프랑스 루아르 밸리에서 건너온 품종. 랑그독 루시용에서는 주로 선선한 미세기후를 지닌 지역에서 재배 되어 단일 품종의 IGP 와인을 만드는 데 이용된다. 생산자의 성향에 따라 다채로운 스타일로 재탄생되는데, 신선하고 진한 풀 향이 입 안에 감도는 매력적인 와인이 된다.

 

 

 

 

 


랑그독 루시용 와인 산지

 

바뉠스 Banyuls

바뉠스는 뱅 두 나뚜렐((Vin Doux Naturels, 이하 VDN)의 고향이다. VDN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포티파이드 와인(Fortified wine, 일명 주정 강화 와인)으로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국제무대에서는 포르투갈의 포트 와인과 쌍벽을 이룬다. VDN을 맛본 사람은 달콤하면서 신선함이 넘치는 이 와인에 아낌 없는 찬사를 보낸다.
VDN은 '자연적 감미가 많은 와인(Vin Doux Natu rel)'이란 뜻이다. 포트 와인과 마찬가지로 발효가 진행되는 와인에 알코올을 첨가해 발효를 중지시켜 포도당이 알코올로 변하는 것을 막는다. 이렇게 하면 잔류당에 의해 감미를 느낄 수 있고, 첨가된 알코올 덕분에 알코올 도수가 일반 와인보다 높아진다. 평균적으로 VDN의 알코올 도수는 15~18도다. VDN은 1299년 몽펠리에 대학의 연금술사 아르날뒤 드 빌라노바(Arnaud de Villeneuve)가 당시 루시용 지방을 통치하던 마요르카 왕으로부터 양조에 관한 특허를 얻어내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VDN은 크게 화이트와 레드로 나뉜다. 화이트 VDN 은 뮈스카 계열 품종으로 빚는다. 레드 VDN은 그르 나슈 품종으로 빚는다. 화이트 VDN을 양조하는 곳은 바뉠스, 리브잘트, 봄 드 브니즈, 뤼넬, 미르발, 프롱띠냥 등이다. 레드 VDN은 루사용의 모리와 바뉠스가 대표적인 지역이다. 모리의 경우는 오직 레드 VDN만을 생산하며, 바뉠스는 레드와 화이트를 함께 생산 하고 있다. 대체로 레드에 비해 화이트가 감미가 많 고 알코올이 적다.

 

 

코르비에르 Corbieres

코르비에르는 랑그독에서 가장 깨끗한 청정지역이다. 깨끗한 대자연을 바탕으로 전통을 고수하면서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젊은 와인 메이커들이 만드는 유기농 와인을 만나볼 수 있다. 가격도 놀랄 만큼 저렴하다. 주요 품종은 시라와 무르 베드르, 생소, 그르나슈 등 농밀하며 과즙이 많고, 향신료 향까지 더해진 견고한 레드나 블렌딩 레드 와인을 주로 선보인다.

 

리무 Limoux

리무는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다. 지중해의 건조하고 무더운 날씨와 대서양의 온화한 기후, 그리고 피레네 산맥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의 영향을 받아 복합적인 떼루아를 지녔다. 여기에 석회질과 점토로 된 토양이 더해져 오래 전부터 프랑스에서 스파클링 와인과 화이트 와인의 명산지로 손꼽혔다. 리무에서 생산
하는 발포성 와인 크레망은 샴페인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사실 리무는 상파뉴보다 100년 이상 앞선 1531년부터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했다. 즉 세계 최초의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한 곳인 셈이다.

리무는 굉장히 작은 지역이다. 동서로 15km, 남북 으로 20km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지역은 4개의 소지역으로 다시 나뉘는데, 각 지역은 뚜렷한 미세기후를 가지고 있다. 리무는 중앙에 위치해 매우 건조한 지역인 오땅, 대서양의 영향으로 가장 습한 지역인 오세아니고, 연간 500ml 이하의 강수량을 보여 가장 건조한 지역인 메디떼라넨, 해발 500m의 높은 고도에 위치해 와인의 신선도가 탁월한 오뜨 발레로 나뉜 다. 이러한 기후적 특징 때문에 똑같은 샤르도네로 빚은 화이트 와인이라도 지역마다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재배되는 포도 품종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모작을 비롯해 샤르도네, 슈냉 블랑이 뒤를 잇는다.

 

포제르 Faugères

코르비에르와 더불어 1982년 프랑스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선정한 랑그독 루시용의 주요 세부 와인 산지 로 오직 레드 와인만 생산한다. 베지에에서 차로 30분 정도 가면 동명의 포제르 마을을 만날 수 있다. 굉장히 작은 이 시골 마을 주위로 지중해를 바라보는 남향의 가파른 언덕 위 포도밭에서 우수한 와인들이 생산된다. 토양은 주로 편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배수가 좋아서 집중력 있는 포도를 재배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시라, 그르나슈, 무르베드르 블렌딩으로 만들어지는 포제르의 유명 레드 와인은 잘 익은 과일이나 감초와 같은 농밀한 질감이 느껴진다. 이외에도 로제 와인도 굉장히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와인 지역으로 앞으로 선전이 기대되는 곳이다.

 

미네르부아 Minervois

랑그독 루시용 세부 와인 산지 중 가장 우수한 와인이 생산되는 곳 중 하나다. 카르카손에서 동쪽으로 옛 로마 원정길인 도미티아 가도(Via Domitia)를 달리면 작은 중세 마을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곳이 남프랑스에서 가장 강건한 랑그독 와인으로 평가받는 미네르부아 와인 생산의 중심 마을 미네르브(Minerve)다. 남프랑스를 방문하는 와인 애호가라면 반드시 들려봐야 하는 곳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가운데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미네르부아는 1985년 프랑스 정부로부 터 주요 와인 산지로 선정이 되었는데, 그 후 와이너리 시설 및 포도밭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져 와인의 품질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미네르부아의 주요 품종은 그르나슈, 시라, 무르베드르 등으로 다른 지역과 비슷하다. AOC등급 와인의 경우 반드시 위 품종 가운데 하나를 60% 이상 블렌딩해야 한다. 화이트 품종의 경우 루산느, 마르산느, 그르나슈 블랑 등이 있다. 라 리비니에르(La Livinière)는 미네르부아에서도 최고급으로 불리는 세부 산지다. 이 지역 와인이 훌륭한 이유는 수령이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적은 양의 포도만을 수확해 농축미 있는 와인을 만들기 때문이다. 유기농법과 바이오다이나믹 같은 친환경 농법으로 만들어지는 수준급의 와인을 만날 수 있다.

 

생쉬니앙 Saint Chinian

미네르부아와 포제르 사이에 위치한 생쉬니앙은 1982년 공식적인 와인 산지로 지정됐다. 현재 유니크한 레드 와인과 좋은 품질의 저렴한 로제 와인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2005년부터 화이트 와인도 생산하는데, 그르나슈 블랑과 마르산느, 루산느가 주요 품종이다. 레드에는 카리냥이 주요 품종이었으나, 점차 시라, 그르나슈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이곳의 강렬하게 입 안을 강타하는 묵직한 탄닌의 레드 와인은 와인 애호가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피투 Fitou

루시용의 유명 해안도시 페르피냥에서 북으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지중해 연안의 와인 산지다. 레드 와인이 주를 이루며, AOP 와인의 경우 반드시 40% 이상 카리냥을 블렌딩해야 한다. 이외에도 전통적인 레드 품종인 그르나슈, 시라, 무르베드르 등을 블렌딩 할 수 있다. 피투 와인은 마시기 편한 스타일이다. 오래 숙성시키지 않고 영할 때 마시며, 향긋한 과실향 과 편한 바디감을 지녔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