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스-모젤 콩코다(Concordat)에 대하여
알자스-모젤 콩코다(Concordat en Alsace-Moselle)은 프랑스 알자스-모젤 지역의 종교 문제를 다룬 협약이다.
알자스-모젤 콩코다의 역사적 배경
알자스-로렌 지역은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오랜 세월 동안 영토 분쟁이 있었던 지역이다. 1871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서 프랑스가 패배하면서 알자스-로렌 지역은 독일 제국에 편입되었다. 당시 알자스-로렌 지역은 가톨릭 신자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독일 정부는 프로테스탄트 신자가 다수인 독일의 종교 정책을 알자스-로렌 지역에 적용하려고 했다. 이에 반발하여 알자스-로렌 지역의 가톨릭 교회는 독일 정부와의 갈등을 빚게 되었다.
1892년 프랑스 정부는 알자스-로렌 지역의 가톨릭 교회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독일 정부와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 결과, 1892년 11월 27일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알자스-로렌 지역의 종교 문제를 규정한 "알자스-로렌 종교 협약(Concordat in Alsace-Moselle)"이 체결되었다. 그리고 이 협약은 알자스-로렌 지역의 가톨릭 교회에 다음과 같은 권리를 보장했다.
- 교회의 재산과 권리를 보장
- 신학교 설립과 운영의 자유
- 종교 교육의 자유
- 교회법에 따른 결혼과 이혼의 인정
이 협약은 알자스-로렌 지역의 가톨릭 교회의 지위를 강화하고, 프랑스 정부와 독일 정부 사이의 갈등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 알자스-로렌 종교 협약의 탄생 이유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알자스-로렌 지역의 가톨릭 교회와 독일 정부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
- 프랑스 정부의 알자스-로렌 지역의 민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
- 프랑스와 독일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
이러한 차별화는 오늘날 알자스 지역의 문화와 사회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알자스 지역은 프랑스에서 가장 가톨릭 신자가 많은 지역 중 하나이며, 종교는 여전히 지역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법적/역사적 근거
이 제도는 1801년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와 교황 피오 7세 사이에 체결된 콩고다'와 19세기 '알자스-로렌의 독일 통치 기간 동안 제정된 독일 법률'에 근거한다. 이 제도는 1871년 독일의 알자스-로렌 병합과 1919년 프랑스로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폐지되지 않았다.
이러한 콩고다 제도와 그 사이에 제정된 독일 법률의 유지는 1914년 8월 7일 잔 전투에서 탈환된 지역의 전통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의 결과였다. 이 약속은 1915년 2월 레이몽 푸앵카레 프랑스 대통령과 1918년 샤를 드 골에 의해 다시금 인정되었다. 그 결과, 1918년 12월 6일의 법령에 따라 종교와 교육에 관한 지역법의 대부분이 일시적으로 유지되었다. 1919년 6월 26일 베르사유 조약이 체결되고 10월 12일 프랑스 의회에서 비준되었으며, 10월 17일 해당 지역의 임시 체제를 규정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따라서 알자스-로렌 지역의 특수한 법은 이 지역의 프랑스 역사적 연속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지, 독일 과거에서 직접 비롯된 것은 아니다. (협회법, 사회보장법, 특히 신성모독죄와 같은 다른 지역법은 독일 역사에서 직접 비롯되었다.) 1924년 집권한 프랑스 좌파 연립정부는 이 콩고다 제도를 폐지하려 했지만, 1925년 1월 24일 프랑스 국무원(당시 행정부)은 1801년 이 제도를 시행하는 '18 germinal an X(영문 : Organic Articles) 법'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결정했다.
그 뒤로 계속 이 제도는 지지자와 반대자들 사이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리고 2013년 2월 21일 프랑스 헌법재판소는 제5공화국 헌법이 "헌법 시행 당시 몇몇 공화국 영토에서 일부 종교의 조직에 관한 특정한 입법 또는 규제 조항을 폐지할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함으로써 이 제도의 유효성을 다시 한 번 법적으로 확인했다.
오늘날 콩코다 제도의 유지
알자스-로렌 지역의 콩코다 제도는 1905년 프랑스에서 종교와 국가의 분리법이 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지된 특수한 제도이다. 당시 알자스-로렌 지역은 독일 제국의 영토였기 때문에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콩고다 제도는 가톨릭, 루터교, 재세례파, 유대교 등 네 가지 종교를 인정하고 조직하며, 이 종교의 종교 지도자를 국가가 급여를 지급한다. 또한, 종교 교육, 종교 시설의 건축 및 유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콩고다는 알자스-로렌 지역의 종교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종교적 자유를 보장하는 프랑스 헌법과 모순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우리말 번역으로 "알자스-로렌 지역의 콩고다 제도"라는 표현은 흔히 사용되지만,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콩고다(Concordat)는 교황청과 국가 간의 협약을 의미하는데, 알자스-로렌 지역의 경우 가톨릭뿐만 아니라 루터교, 재세례파, 유대교 등 네 가지 종교를 모두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확한 우리말 표현은 "알자스-로렌 지역의 특수한 종교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의 종교 교육
알자스-로렌 지역의 학교에서 종교 교육은 다른 프랑스 지역들과 달리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실시된다. 그러나 학년 초에 부모의 서면 요청에 따라 면제가 가능하다. 초등학교에서 종교 교육을 면제받은 학생들은 도덕 수업을 듣고, 중학생은 수업을 면제받는다. 종교 교육은 '교리 교육'이 아니라 '문화적 종교 교육'이다. (사립학교에서는 자발적으로 교리 교육에 참여 할 수 있다.) 많은 학교에서는 이 1시간의 주간 수업을 "종교 문화"라고 부른다. 또한 가톨릭과 개신교 종교 교육 교사는 스트라스부르 대학교의 해당 신학부 또는 로렌 대학교의 신학과에서 졸업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종교 지도자
종교 지도자, 즉 부제, 사제, 주교, 개신교의 재세례파와 루터교 목사, 그리고 유대교의 랍비는 네 가지 인정된 종교의 종교 지도자로, 국가(내무부)에서 급여를 받는다. 1993년 랑-클루페 협정에 따라 그들의 급여는 프랑스 공무원 공무원 A급과 동일하게 조정되었으며, 실업 수당(Assedic)을 받을 수 있다.
종교 지도자의 임명은 복잡한 절차를 거친다. 메츠와 스트라스부르의 주교는 교황청의 동의를 얻은 후 프랑스 대통령의 법령으로 임명된다. 대주교와 개신교 및 유대교 회당의 회장 및 회원은 프랑스 총리의 임명을 받으며, 세 종교의 지도자는 내무부 장관의 임명을 받는다.
개신교의 경우, 인정된 개신교 교회(EPCAAL 및 EPRAL)의 목사만이 공무원이다. 마찬가지로, 주류 회당파 유대교의 랍비만이 공무원이다. 자유주의 유대교 공동체는 자신의 랍비의 수당을 부담해야 한다.
스트라스부르 대주교와 메츠 주교
스트라스부르 대교구와 메츠 교구는 교황청의 직접적인 관할하에 있다. (다른 프랑스 지역의 교구와 다르다.) 그러나 편의상 스트라스부르 대주교와 메츠 주교는 프랑스 주교회의의 회원이다. 스트라스부르는 1988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을 계기로 대교구(Archdiocese)로 승격되었다.
프랑스 대통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가톨릭 주교를 임명하는 국가 원수다. 이 임명은 교회의 권한과 교황청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는, 단순한 통제 수단으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원했던 것이다. 오늘날에는 정치적 의미가 없는 제도이다.
스트라스부르와 메츠의 두 교구에 대한 주교 임명 절차는 다음과 같다.
- 교황 대사관은 프랑스 주교단과 협의한다.
- 교황청에 주교 후보 목록을 보낸다.
- 교황청의 주교 서열 위원회는 교황에게 후보 한 명을 추천한다.
- 교황 대사관은 후보자에게 동의를 구한다. (동의하지 않으면 1단계로 돌아간다.)
- 후보자가 동의하면 교황 대사관은 프랑스 대통령에게 교황청의 선택을 알린다.
- 대통령은 비밀리에 첫 번째 법령으로 주교를 임명하고, 교황청을 통해 교황에게 알린다.
- 교황은 임명된 주교에게 교회법에 따른 칙서를 발행한다. 칙서는 프랑스 대사관을 통해 엘리제궁으로 전달되며, 외무부와 내무부를 거쳐 확인을 위해 국무원에 전달된다. 국무회의의 확인을 거친 후 대통령은 두 번째 법령으로 칙서를 받는다.
- 교황 대사관과 프랑스 대사관을 통해 대통령과 교황청은 발표 날짜를 조율한다.
- 임명은 공보관과 로마의 지역 신문인 '오세바토레 로마노'를 통해 동시에 발표된다.
이 절차는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몇 달이 걸린다.
대학교 신학부
알자스-로렌 지역의 콩코다에 따라, 가톨릭과 개신교는 공공 자금으로 운영되는 신학부를 운영할 수 있다. 스트라스부르 대학교에는 가톨릭 신학부와 개신교 신학부가 있으며, 메츠에 있는 로렌 대학교에는 인문학 및 예술 교육 단위(Unité de formation et de recherche sciences humaines et arts)에 신학 학과가 있다. 이 학과는 '가톨릭 신학'과 '종교 교육' 두 가지 과정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신학을 가르치는 공립 대학교다.
이러한 신학부는 사제와 목사의 교육뿐만 아니라 평신도의 교육에도 참여하다. 종교 교육은 알자스-로렌 지역의 공립 학교에서 의무화되어 있기 때문에, 평신도 교사와 교리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는 프랑스에서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종교학 국가 자격증을 수여한다. 특히, 가톨릭 신학부는 교황청의 관할하에 있으며, 이 학부가 수여하는 학위는 정식 학위로 인정된다.
카톨릭 이외의 다른 종교의 '콩코다' 적용
알자스-로렌 지역의 콩코다는 기독교 세 종파(가톨릭, 루터교, 재세례파)와 유대교만을 인정하고 있다. 이슬람, 불교, 힌두교, 유대교 등 기타 종교는 콩코다에 적용받지 않는다.
콘코르다트에 포함되지 않은 종교는 다음과 같은 대표적인 차이점이 있다.
- 종교 지도자는 공공 자금으로 급여를 받지 않는다.
- 종교 시설의 건축, 유지, 운영은 신자(또는 제3국 정부)의 책임이다.
- 종교 교육은 의무가 아니다.
그러나 콩코다에 포함되지 않은 종교도 다음과 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다.
- 종교 시설의 건축은 도시 계획 및 건설법의 범위 내에서 자유롭다.
- 모든 종교는 수감자, 환자 또는 현역 군인을 위한 사제직을 배치할 수 있다.
- 모든 종교는 알자스-로렌 지방법 단체에 따라 조직될 수 있다.
알자스-로렌 지방법을 적용받는 단체(Association)는 다음과 같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권한을 누릴 수 있다.
- 세금 등 법적 제한 없이 기부금을 받을 수 있다.
- 영리추구 목적의 단체를 결성할 수 있다. (프랑스 다른지역도 가능하지만, 조건이 다르고 까다롭다.)
- 모든 종교 단체 활동들에 대한 직/간접적인 재정 지원이 가능하다.
이슬람의 경우
알자스-로렌 지역의 콘코다는 기독교 세 종파(가톨릭, 루터교, 재세례파)와 유대교만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신자수가 많은 이슬람 종교는 콘코다에 적용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 지역의 이슬람교 신자는 종교 교육, 교회 건축, 종교 지도자 임명 등에서 불리한 처우를 받고 있다. 이슬람 종교(1996년 기준 알자스-로렌 지역의 종교인 11만여 명 추정)는 인정된 종교의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지방법은 알자스-로렌 지방법상의 법인으로서의 지위하에 무슬림 공동체의 구성을 허용한다. 최근 스트라스부르에서 이슬람 모스크를 건설하면서 공공 자금을 지원받았는데, 이는 프랑스 나머지 지역에서는 불가능했을 일이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슬람을 법적으로 콘코다에 포함시키는 것이 제안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슬람을 콘코르다트에 포함시키면, 프랑스의 세속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반대 의견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슬람을 콘코다에 포함시키면, 이슬람 공동체의 권리를 보호하고, 종교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오늘날까지도 이슬람을 콘코다에 포함시키는 문제는 프랑스 사회의 중요한 사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신성모독 문제
신성모독죄는 종교적 신념을 모독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범죄다. 프랑스에서는 1905년 교회와 국가의 분리법에 따라 신성모독죄가 폐지되었다. 그러나 알자스-로렌 지역은 독일 제국 시절에 체결된 콘코다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신성모독죄가 유지되었다.
그러다가 알자스-로렌 지역의 지방법 제166조에 규정되어 있던 '신성모독죄'는 2017년 1월 27일 법률 제2017-86의 제172조에 의해 폐지되었다. 따라서 알자스-로렌 지역에서도 신성모독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신성모독죄 폐지에 대한 논란은 프랑스 사회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세속주의자들은 신성모독죄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종교적 권리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신성모독죄가 종교적 신념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7년 신성모독죄 폐지는 프랑스 사회의 세속주의 강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알자스-로렌 지역의 여론
2021년 4월, 프랑스 그랑데스트(Grand Est) 지역에서 IFOP 여론조사에 따르면, 알자스-로렌 주민의 52%가 콩코다 폐지를 원한다. 이 조사는 같은 해 스트라스부르의 시장 이슬람 모스크 사원 건설을 지원하는 정책을 둘러싼 논란의 여파로 실시되었다. 이 여론조사는 알자스-로렌 지역에서 콘코르다트에 대한 여론이 점차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2021년 이전에도 콘코르다트 폐지를 지지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이러한 의견이 더욱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콘코다의 특징 중 하나인 학교 종교 수업에 대한 참여율은 감소하고 있다. 1990년대에는 80%였지만, 2021년에는 초등학교에서 50%로 감소했다. 중등학교에서는 이 시간은 주당 수업 시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감소율이 훨씬 더 높다. 학교 종교 수업에 대한 참여율 감소도 콘코다에 대한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콘코르다트는 종교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종교적 다양성이 증가하고 세속주의가 확산됨에 따라 종교 교육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고 있다.
콘코르다트의 존폐는 프랑스 사회의 중요한 사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콘코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론의 변화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