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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

로제(Rosé) 와인도 장기 숙성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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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 와인은 신선한 과일 향과 경쾌한 산미를 즐기는 와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빈티지 연도를 기준으로 12개월 이내에 마시는 것이 이상적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로제 와인은 1~2년, 심지어 10년까지 숙성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로제 와인의 숙성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대량생산된 저가 로제 와인은 숙성 가치가 없다

대형 마트나 일반 유통망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로제 와인은 논외로 해야 한다. 이런 와인들은 대개 색이 연하고, 인공적인 효모를 사용해 향을 보완하는 경우가 많다. 포도 본연의 개성이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숙성을 통해 더 나은 맛을 기대하기 어렵다. 즉, 숙성보다는 즉시 소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정통적인 양조 방식을 고수하며, 장인의 손길로 만들어진 고품질의 로제 와인은 이야기가 다르다. 이들 와인은 보다 깊은 구조감과 복합성을 지니고 있어 숙성을 고려해볼 수 있다.

 

 

 

로제 와인은 일반적으로 젊을 때 마시는 와인

로제 와인의 숙성 가능성을 논하기 전에, 먼저 기본적인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로제 와인은 크게 직접 압착(pressurage direct) 방식과 적포도주 양조 중 일부 착즙(saignée) 방식으로 나뉜다. 두 방식 모두 포도 껍질과의 접촉 시간이 짧아 타닌 함량이 낮고 구조감이 가벼운 편이다. 또한, 대부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짧은 기간 숙성되므로 장기 보관을 염두에 두고 양조되지 않는다.

 



 

직접 압착 방식은 착즙 직후 맑은 주스를 분리해 색이 연한 로제를 만든다. 반면, 일부 착즙 방식은 적포도주를 양조하는 과정에서 1~2일 정도 지난 후 일부 주스를 분리해 로제 와인을 생산하는데, 이 경우 색이 더 짙고 구조감이 탄탄해져 상대적으로 긴 숙성이 가능하다.

 

 

 

 

1~3년 숙성이 가능한 로제 와인

일부 로제 와인은 1~3년 정도 보관해도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더욱 깊은 풍미를 발현한다. 특히 무르베드르(Mourvèdre), 시라(Syrah),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과 같은 탄닌 함량이 높은 품종으로 만든 로제 와인은 숙성을 통해 균형 잡힌 맛을 선보인다.

예를 들어, 반돌(Bandol) 지역의 로제 와인은 무르베드르 품종을 50% 이상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 1년 이상의 숙성 후에도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라 투르 뒤 봉(La Tour du Bon)의 반돌 로제, 클로 시본(Clos Cibonne)의 티부렝(Tibouren) 로제, 도멘 오트(Domaines Ott)의 샤토 로마쌍(Château Romassan) 반돌 로제 등이 그 예이다.

 

 

 

 

장기 숙성이 가능한 로제 와인

일부 로제 와인은 5년 이상 장기 숙성이 가능하다. 이런 와인들은 대체로 '장기 침용(macération longue)'을 거치거나 오크 숙성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시는 샤토 시모네(Château Simone)의 팔레트(Palette) 로제로, 10년 이상 숙성이 가능하다. 또한, 프랑스 로제 데 리세(Rosé des Riceys) 와인은 부르고뉴의 레드 와인을 연상시키며, 콜리우르(Collioure) 라 구디(La Goudie) 로제, 타벨(Tavel) 지역의 로제 와인 등도 장기 숙성이 가능한 로제로 꼽힌다.

스페인의 경우, 비냐 톤도니아(Viña Tondonia) 그랑 리제르바(Gran Reserva) 로제는 10년 이상 숙성된 후 출시된다. 이 와인은 4년간 오크 숙성을 거친 후, 6년 이상 병 숙성을 진행하는데, 이는 로제 와인으로서는 매우 독특한 방식이다.

 

 

 

숙성된 로제 와인의 매력

숙성된 로제 와인은 신선한 과일 향보다는 장미꽃이 시든 듯한 향과 약간의 산화적인 뉘앙스를 지니게 된다. 이는 젊은 로제 와인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선사하며, 송아지 고기나 구운 가금류 요리와 잘 어울린다. 특히 장기 숙성된 로제 와인은 더욱 섬세하고 복합적인 풍미를 가지며, 제대로 보관했을 경우 고급 레드 와인 못지않은 깊이를 선보이기도 한다.

결국, 로제 와인의 숙성 가능 여부는 와인의 스타일과 양조 방식에 따라 다르다. 대다수의 로제 와인은 신선하게 즐기는 것이 최선이지만, 특정 와인은 숙성을 통해 예상치 못한 감동을 선사할 수도 있다. 로제 와인의 또 다른 가능성을 탐험하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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